야생화 꽃 그리고....情

[스크랩] 지리산의 하루

차랑재 2006. 9. 17. 20:20









아~지리산~노고단
물오름이 산자락을 타고 넘으며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실루엣의 영상이
있는가 하면 노한 할머니 성깔 부리듯 거친 비바람에 앞을 분간하기
힘든 휘어짐의 전진으로 힘든 숨을 몰아쉬게 하는 순간이 있었고  다시
언제 그랬듯이 맑은 하늘아래 드러내는 원경의 아름다움으로 빠져 버리게 한다.

지리산에만 있는 지리고들베기를 시작으로 개미취, 참취, 쑥부쟁이가
만발한 가을 정원의 산길에 칼잎용담, 투구꽃, 뱀무, 바위취, 어수리, 진범,정영엉겅퀴,
산비장이, 앉은좁쌀풀, 송이풀, 산오이풀... ... 셀 수 없는 꽃들의 행진이 이어지고
나의 구절초 맞이한 그 곳에 도착하니 다시 날씨는 운무의 늪으로 따져들게 한다.
역시 꽃 중의 꽃은 구절초야~~~마냥 행복해 하며 잠시 휴식처로 접어들어
이번엔 먹을거리로 행복하다.
새우 까는 손이 있는가 하면 찰떡 먹는 손, 술 따르는 손, 포도 따는 손,
김밥 먹는 입...입...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천상의 화원을 향하여 좁은 문으로 들어선 순간 두두둑 한 방울의 빗방울을 시작으로
우산을 꺼내고 비옷을 입으며 시선이 집중된 곳...그 곳에 매화아씨 다소곳이
앉아있는 채로 웃고 있었다.
전율이 흐른다. 리듬이 감돈다. 흔들리는 적막이다.
이제는 꽃들이 춤을 춘다.
빗소리 흔들어 대는 가을바람이 꽃들을 불러낸다.
남도 가락이 넘실댄다. 고고한 구절초도 다소곳한 물매화도 몸이 무겁던 꿩의 비름도
쑥부쟁이, 이질풀. 동자꽃, 물레나물...덩실덩실 춤을 춘다. 나비나물도 끼어 있다.
비옷에 날개를 달았다.
사뿐사뿐 걸어오는 발길 아래에 하얀 운무가 깔려있다.
변덕부리던 지리산의 하루...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다...

















출처 : 소리나무샘
글쓴이 : 구절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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