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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북경도사포차법(개완으로 보이차 우리기)

차랑재 2006. 9. 27. 15:40

오늘은 차우리는 법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좋은 차를 갖고 있어도 제대로 잘 우려내야 참 맛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차가 좋아도 우려내는 방법이 잘못되면 차가 갖고 있는 진정한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을 시작으로 해서 앞으로 각종 차를 제대로 우리는 법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그렇다고 북경도사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평범한 방법을 사용해서 차를 우려내는 것입니다. 제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인데 많은 분들이 상상외로 차 우리는 방법을 잘 모르시더군요. 그래서 가장 대중적이고 간편한 방법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이 글을 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방법일 테니까요.

북경도사는 다도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슨무슨 포다법이니 하는 것을 잘 모릅니다. 그냥 손 가는대로 익숙한 방법으로 차를 우립니다. 무슨 격식에 맞춰서 그대로 해야 하는 것은 애초에 없습니다.

 

 

일단 우릴 차를 준비합니다. 저는 86년산 청병 5.1그람을 준비했습니다. 차를 우리는 양은 자기 마음대로 정해도 됩니다. 어느 정도 발효가 진행된 보이차라면 5그람 정도가 적당합니다. 물론 개완의 크기와 마실 사람의 수를 감안해서 양을 정해야 하겠지요.  

 

 

 

개완의 뚜껑을 덮은 채로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그러면 뚜껑이 덜덜덜 떨리면서 물이 개완으로 들어갑니다. 이 물로 소독을 겸합니다. 차를 우릴 때는 반드시 물을 끓여야 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뜨거운 물로 시간을 시간을 잘 맞춰서 우려야 제대로 된 차맛이 나옵니다.

 

 

 

차잎을 넣고 끓는 물을 붓습니다. 이것을 세차洗茶라고 합니다. 차를 씻어낸다는 뜻입니다. 세차에는 두 가지 의의가 있습니다. 하나는 차에 묻은 먼지를 씻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딱딱한 차잎에 물이 스며들게 하여 풀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식으로 차를 우려낼 때 찻물이 잘 우러납니다. 세차하는 시간은 대략 10초~15초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러나 긴압이 단단하게 되어 있는 차는 그보다 더 길게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우리는 차가 습을 비교적 많이 먹은 차라면 세차를 두 번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첫번째 세차하는 물은 시간을 조금 길게, 두번째 세차하는 물은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역시 세차하는 물입니다. 진기가 꽤 되는 차라서 물이 금방 우러납니다. 카메라의 플래쉬가 너무 강해서 실물보다 밝게 나왔습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진한 색입니다. 이 물로는 찻잔을 씻어냅니다. 이 역시 두 가지 의의가 있습니다. 찻잔에 묻은 먼지를 씻어내는 효과와 찻잔의 온도를 높여주는 효과입니다.

 

 

 

위의 세 장의 사진은 개완 속의 찻물을 공배(숙우)에 따르는 과정입니다. 엄지와 약지로 개완의 날개부분을 잡고 검지로 뚜껑을 잡습니다. 이렇게 잡으면 개완이 뜨겁지 않습니다. 물을 따를 때에는 끝까지 다 따라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번 찻물의 농도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개완을 완전히 기울여서 대략 1초에 4방울 쯤 떨어질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탕색이 연하게 나왔는데 세차하는 물이라 탕색이 연한 편이고, 카메라 불빛이 너무 강해서이기도 합니다. 세차하는 물을 마실 사람들의 찻잔에 고르게 따른 후에 이 물로 찻잔을 씻어줍니다. 세차하는 물은 마시지 않습니다.  

거름망은 이렇게 씻어줍니다. 거름망 안에 차찌꺼기가 보이시죠? 손을 빙긍 돌리면서 거름망을 꺼내면 찌꺼기가 다 빠집니다. 남은 찻물은 차판 위에 있는 자사호나 자사장난감에 부어주면 찻물이 들어 보기 좋게 변합니다. 보기 좋은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수백 수천 번은 찻물을 부어줘야 합니다. 자사호나 자사장난감을 키우는 일은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죠. 사진 뒤쪽에 개완을 보면 뜨거운 물이 이미 들어가 있습니다. 세차하는 물로 찻잔을 씻기 전에 뜨거운 물을 이미 부어놓은 것이죠. 이렇게 하면 차 우리는 시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작의 단절이 없이 리드미컬하게 차를 우리려면 일정 시간의 숙련이 필요합니다. 일부러 연습할 필요까지야 없습니다. 많이 우려보면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겁니다.

 

 

 

드디어 첫번째 물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지금 차를 우리는 사람은 앞으로 북경도사의 한국쪽 사업에 큰 역할을 해줄 분입니다.

 

 

 

 

차를 마실 사람들의 잔에 고르게 따라줍니다. 찻물을 다 따르고 나면 다시 뜨거운 물을 개완에 붓습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몇 번이고 차를 우려냅니다. 공부차라는 것이 다 그렇듯 한 번 우리고 마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차냐에 따라서 이런 차 우리는 과정을 열 댓 번 이상 할 수도 있습니다. 발효도가 높은 진년 노차라면 우리는 횟수가 더 늘어날 것이고 신차라면 횟수가 더 줄어들겠죠.  

 

 

 

첫번째 물을 우린 후의 상태입니다. 이때 개완을 차 마시는 분들 앞에 내어 놓고 향을 맡으라고 권해도 좋습니다. 첫물을 우린 후에 향을 맡으면 습창여부와 습을 먹은 정도를 판단해내기 쉽습니다. 이때 소위 말하는 "보이차 특유의 악취", "짚신 썩는 냄새" 같은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면 그 차는 안 드시는 게 좋습니다.

좋은 보이차는 결코 기분 나쁜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습을 먹은 차에는 습 먹은 흔적이 있게 마련입니다. 별로 좋은 냄새는 아닙니다. 그러나 10년 이상 진기의 노차에는 대개 습을 먹은 흔적이 있습니다. 완전 건창은 별로 없지요. 습을 먹은 정도가 중요합니다.

 

 

 

 

 

 

첫번째 물을 우려낸 후에 계속 반복해서 차를 우려낼 수 있습니다. 차에 따라 열 번, 스무 번도 가능합니다. 우리는 시간을 잘 조절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찻물의 농도를 균일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습니다. 어느 정도 우려내서 물이 빠지면 색깔이 엷어지고 맛도 담담해집니다. 어느 정도까지 우리느냐는 완전히 개인의 취향입니다.

 

 

 

다 우린 후에 개완 속에 들어 있는 엽저를 버립니다. 사진처럼 깨끗하게 비워지지 않은 개완은 잘 씻어서 다음에 사용해야 합니다.

 

 

 

처음처럼 뚜껑을 덮고 뜨거운 물을 부어줍니다. 그러면 개완을 잘 씻어낼 수 있습니다.

 

 

 

뚜껑 안쪽에 묻어 있는 찻잎도 씻어줘야 합니다.

 

 

 

이 물을 잘 흔들면서 버리면 깨끗해지겠군요.

 

 

 

다 사용한 개완은 이렇게 잘 씻어서 차판 한 구석에 놓아 두면 됩니다.

 

 

이상 개완으로 보이차 우리는 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고 차마시는 사람이라면 대개 알고 있는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보이차에 처음 입문하는 초보자들은 무엇이든 서툴기 때문에 특별히 짬을 내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시면 나중에 보완하겠습니다.

 

출처 : 북경도사
글쓴이 : 북경도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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