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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금을 뿌려 놓은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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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창 |
| 가을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단풍. 그러나 여름같은 날씨가 계속되는 서울에서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한강변에 도착하자 해답을 발견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눈에 들어오는 넓은 메밀밭이 대표적인 가을의 모습임에 틀림없었다. 메밀이 익어 갈 무렵이면 늘 마음이 풍족했던 어릴 적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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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어가는 결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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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창 |
| 메밀이 익을 때면 가을걷이가 한창이고, 뒷동산에 올라가면 여름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머루나 다래가 떨어진 잎사귀 사이로 삐죽 얼굴을 내밀고 있는 시절이, 메밀이 익을 무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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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밀밭 사이 오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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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창 |
| 농익은 머루를 따서 씻지도 않고 한 입 가득 물면 단 머루가 목으로 저절로 꿀꺽 넘어가던 깊어가는 가을의 즐거운 추억이 머릿속에 가득 남아있다. 그게 메밀꽃 필 무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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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새밭 너머 메밀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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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창 |
| 한강변에는 가을의 메밀꽃과 억새가 한창 가을의 아름다움을 대결 중 이였다. 햇볕에 반사되어 눈부신 억새꽃이 “메밀꽃이 가을의 대표인 억새와 대결하겠다고?”라고 비교도 안 된다는 듯 윤기 나는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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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대표주자 억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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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창 |
| 어릴 적 가을이면 강원도 깊은 산골에 살았던 나는 홀로되신 어머니가 힘겹게 억새를 엮어 초가집 지붕을 엮던 일이 생각난다. 어리고 철부지였던 형과 나는 어머님을 도와주기보다 어머니가 엮어 노은 억새더미를 장애물 삼아 ‘술래잡기 놀이’를 하던 기억이 떠올라 코끝이 시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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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과 어울리는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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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창 |
| 어머니는 홀로 우리 두 형제를 잘 키우셨고, 지금은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으신 듯. 말로는 “공기 좋고 물 맑은 이곳이 좋다! 서울에서는 못 살겠다!”라고 말씀하시며 마석에 홀로 살고 계시다. 부모의 자식사랑은 어디까지인지... 일렁이는 억새꽃 모습이 하얗게 샌 어머님의 머리 같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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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 머리같은 억새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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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창 | |
정연창(inkyo90)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