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꽃 그리고....情

[스크랩] 옛고을의 시골밥상 (글:들풍)

차랑재 2006. 10. 21. 10:19

분당 이매동에 가면 특이한 식당(시골밥상)이 하나 있다. 식당 안주인이 야생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 편에 온실을 짓고 세계의 야생화를 기르고 있는데(옛고을), 그 종류의
다양함과 수량은 여늬식물원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식당과 스무 발자국 쯤 떨어져 있는 공간에 지은 온실 입구에는 황토담을 쌓고 자연목
으로 세운 기둥에 아치를 걸고 덩굴식물을 올렸다. 온실과 식당 사이에는 야생화 정원을
만들어 놓았다.
 

<사진 # 12-1 온실 원경>

온실로 들어가니 여늬 야생화집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야생화들이 가득하게 채워져 있다.
대부분이 처음 보는 야생화들이다. 여기 야생화들은 주로 외국의 야생화들인데, 안주인이
외국 여행을 자주 다니다보니 그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여건이 닿는대로 수집을 하다
보니 이렇게 많아졌다 한다. 처음에는 우리 자생야생화의 매력에 흠씬 빠졌다가 한번두번
외국의 야생화에 매력을 들이다보니 어느새 그 자리를 외국의 야생화가 메꾸게 된 것이다. 

화분도 야생화에 궁합이 맞는 것으로 잘 써서 어색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야생화를 더욱
빛내주고 있다. 항아리, 민속 소품, 제주석, 고목 등걸들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어서
변화가 많되 난삽하지가 않아 보기에 즐겁다.


<사진 # 12-12 온실 내부>

항아리화분에 올린 야생화들은 큼직하고도 풍성하며, 외국 야생화의 특이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바람꽃 종류도 여러 종류이고, 삼지구엽초의 꽃색깔도 우리 것처럼 노오
랗고 하얀 것이 아니라 울긋불긋하고 원색적이어서 눈에 확 들어 온다. 용담도 특이하게
생겼고, 장구채도 희한한 줄기와 모양에 꽃색깔도 묘하게 생겼다. 등수국의 꽃 색깔은 또
어찌 저렇게 이 나라엔 없는 보라색 색깔로만 칠해져 있는 것일까. 은행잎조팝나무는 잎도
그렇거니와 꽃도 아름답다.

노랑톱풀, 붉은솔체, 좀둥굴레, 이질풀, 산꿩의다리 등 이름만 우리 것이지 그들이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은 전혀 우리 것이 아니다. 여기 모든 야생화들은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진 # 12-10 온실 내부>

<사진 # 12-11 온실 내부>  

우리 자생야생화인 닻꽃은 주황색, 노랑색, 흰색으로 된 수수한 꽃을 피워도 그 모양이
아름다운데, 여기선 붉은 색과 노랑색으로 된 닻꽃을 피어 눈을 즐겁게 한다.


<사진 # 12-7 닻꽃>

안주인이 이렇게 많은 외국의 야생화를 기르게 되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왔다.

그녀는 처음에 우리의 자생야생화를 기르며 감상해 왔다. 꾸밈 없고 청순한 이미지의
우리 자생야생화를 아끼려면 자생야생화의 매력을 밝혀낼 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우리
것이라 할지라도 마음을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어야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관심은 아는 것 만큼 나오는 것이므로 부지런히 배우고 익혔다.

우리 자생야생화의 매력은 그 이름에서부터 나온다. '며느리밑씻개'는 잎과 줄기에
가시가 많아 그것으로 미운 며느리를 은밀히 혼내주고픈 시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고,
'며느리밥풀꽃'은 며느리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얼마나 우리의
정서와 생활을 잘 말해주는 정다운 들풀인가. 이 땅의 야생화에는 저마다 잊혀져가는
우리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야생화들의 이름을 확인할 때마다 감격을 했다.

그렇게 특별한 느낌을 주었던 우리 자생야생화들은 온실 밖의 정원에 심기도 하고,
돌다리를 걸쳐 놓은 연못 주변에 분화로 또는 석조나 대형 접시에 심어 진열하였다.


<사진 # 12-5 석교 풍경>
 

<사진 # 12-6 온실 밖 풍경>

죽은 나무등걸은 좋은 야생화 화분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습기를 많이 보유하게
됨으로서 수명이 길지 못한 단점이 있는데, 이는 동.식물성 기름을 이용하여 방지를
해주면 된다. 구유통도 많이 사용하는 소재 중 하나로써 여기서는 그 안에 무늬둥굴레를
직접 심거나 화분을 넣어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 # 12-9 나무 화분 응용>

안주인이 외국을 자주 돌아보게 되니 자연스럽게 우리 자생야생화에서 보지 못하던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자생야생화의 한계를 외국의 야생화로 극복하게 되었다. 그럼
으로써 이제는 외국종 야생화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게 되었다.

혹자는 우리의 자생식물만이 최고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의 자생종은 수수하고
청초한 맛을 내는 한편, 도입종 야생화가 뿜어내는 화려하거나 작아도 아주 특징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 못할 때도 많다. 더군다나 상인들이나 여행객들이 야생화를 외국
에서 도입할 때에는 관상가치가 있거나 희귀성이 있어 상품가치가 큰 종류나 품종을 선정
하여 들여오게 되니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온실 밖 정원으로 나오니 연못 주위로 갖가지 화초들이 울긋불긋하다. 분수대를 둘러싸고 
민속품들이 많이 놓여져 있고, 그 주위의 화단과 화분에 심어져 있는 야생화들은 하나
같이 화사하다.


<사진 # 12-8 온실 밖 정원의 분수대>

외국종 야생화를 구입할 때에는 몇 가지 유의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외래종이 자생종으로 둔갑한 것을 모르고 사는 경우이다. 봄에 유통되는 야생화
중에 매발톱꽃의 외래종인 '아퀼레기아 카나덴시스 나나(Aquilegia canadensis Nana)'
라는 품종이 있다. 키가 작고 꽃이 화려한 매발톱으로 관상가치가 매우 높은 종류인데,
그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다. 그런데 이 야생화가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매발톱이라 판매
되기도 하는 것이다. 구입하는 사람은 모르기 때문에 그 꽃을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우리
자생야생화로 알고 사게 된다.

그렇듯이 많은 외국종 야생화가 백두-, 한라-, 섬(울릉도)- 등에서 자란 희귀식물로 둔갑
하여 유통이 된다. 심지어는 홍도-, 백령도- 등을 붙여 오지에서 자란 희귀하고 순수한
야생화라 하여 유통되기도 한다.

온실에서 식당으로 가는 길엔 사각 석조들이 늘어서 있고 그 안엔 각종 수생식물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뒷열에는 작고 올망졸망한 꽃들이 화사한 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 # 12-4 식당 가는 길>

식당 앞 양지 바른 화단엔 영산홍, 패랭이, 무늬둥굴레 등이 심어져 있고, 팬지꽃 등이
소담스럽게 화분에 심어져 있다.


<사진 # 12-2??   식당 앞 화단>

옛고을의 외국종 야생화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우리 자생야생화들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저들은 꽃 색깔의 다양성, 잎이나 꽃모양의 특이성, 다양한 품종들을 갖추고 우리 자생
야생화의 틈새를 파고 들어와 있다. 물론 많은 일반인들은 이러한 여건을 갖추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더라도 인지상정이라 이러한 외국야생화들에 관심을 가지게 될 수
밖에 없다. 좋은 품종은 빨리 우리 것으로 소화해 내든지, 대량 번식시킴으로써 일반인
들에게 쉽게 공급되어 좋은 야생화들이 이 나라 전체에 퍼지게 하면 좋을 것이다.  
 


@@@ 필요사진;1.바람꽃 2.며느리밑씻개 3.며느리밥풀꽃 4.닻꽃 @@@
@@@ 주제사진;12-8 @@@

출처 : 김포 들꽃풍경
글쓴이 : 콩누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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