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와 진향 보이를 찾아서...正

보이차와 물

차랑재 2006. 11. 27. 19:21

                

 

제가 즐겨 사용하는 개완배입니다.

보이차는 원래 자사호로 우려야 제일 좋지만 사람이 별로 없을 때나 혼자 마실 때는 거의 개완배를 씁니다.

처음에 개완배를 쓸 때는 좀 어렵겠지만 쓰다가 보면 참 편하죠.

가격도 자사호에 비해 아주 저렴하고요.

관리하기도 쉽고 배수도 빠르고 여러모로 편합니다.

그래도 노차(老茶)는 꼭 자사호로 우린답니다.

 

중국에서 차를 마셔보고 좋다고 생각해서 한국으로 가져와서 마시면 그 맛이 더 좋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중국에 물은 석회질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실제로 중국에 있을 때 제가 만든 비누를 가져가서 사용하면 거품이 하나도 안 나더군요.

석회질도 그렇지만 물의 경도도 꽤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도가 높은 물에서는 비누가 거품도 잘 나지 않고 세척력도 떨어지죠.

차의 맛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물도 경도가 높은 물을 쓰게 되면 맛이 많이 떨어집니다.

물은 연수를 쓰는 것이 좋죠. 연수는 단물, 부드러운 물. 이 정도로 해석이 됩니다.

연수의 반대 개념의 말은 경수라고 합니다.

연수와 경수를 나누는 수치는 경도로 나타냅니다.

경도라는 말은 연수와 경수를 나누는 기준이죠. 물속에 녹아있는 칼슘, 마그네슘, 스트론튬, 철, 망간등의 양을 탄산칼슘으로 환산한 수치를 말하는데요.

계산법은 경도 = 물질농도 * 50 / 물질당량 이라고 합니다만.. 어렵죠.

보통 먹는 물의 경도기준은 300 이하로 좋은 물은 100 이하로 칩니다.

한국의 수돗물의 경우 50~90 정도 나온다고 합니다. 정말 좋죠.

수돗물의 염소성분만 제거하면 차를 마시기에 좋겠지요.

염소나 기타 성분은 100도로 약 15분 정도 끓이게 되면 날아갑니다만 육우(羽)의 다경(經)에 보면 “물을 끓이는 법에 있어 세 단계의 변화를 나타내고 그 세 단계의 변화가 넘어가게 된다면 물이 늙어서 맛이 없다“ 라고 나와있습니다.

과학적으로 풀어 봐도 맞는 말인 것이 좋은 물맛은 그 물에 녹아있는 산소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산소가 풍부한 좋은 물이라도  오래 끓이거나 장시간 방치를 한다면 산소의 농도가 떨어집니다.

저는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물은 일반적인 생수를 쓰고 있습니다.

천연유약을 바른 오래된 항아리에 자수정과 연옥을 깔고 하루 정도 물을 받아 놓고 사용하죠.

 

                     

 

제가 쓰는 항아리 입니다. 천연유악을 바른 오래된 항아리입니다.

뚜껑이 좀 이상하죠? 제 짝이 아니랍니다. 예전에 깨져서 다른 뚜껑으로 대체했지요.

모습이 마치 얼굴에 살이 많이 찐 사람이 작은 모자를 쓰고 있는 듯합니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이렇게 금도 가고 항아리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 어울리는 뚜껑을 구해서 씌워줄 생각입니다.

한국의 항아리는 숨을 쉰다고 하지요. 마시는 물을 보관하기에 아주 좋지만 오래 사용하다가 보면 안쪽으로 물때가 낍니다.
 
 
안에 보이는 것이 자수정과 연옥입니다.

자수정과 연옥을 넣어 놓으면 물때가 끼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물도 더 가벼워지고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수정과 연옥에서 나오는 음이온과 원적외선의 양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예전에 유명한 산의 약수로 차를 마셔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의외로 유명한 산의 약수로 차를 우렸을 때 향은 좋았으나 맛이 좀 떨어졌습니다.

12년 지난 보이생차와 극품 철관음(추차)를 마셨었는데 보이차는 맛이 확실히 떨어지더군요.

장향이 특징인 차였는데도 장향도 사라지고 여타 다른 차와 맛이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철관음의 경우는 향이 아주 좋게 나오더군요.

우리는 동안 은은하게 오랫동안 퍼졌고 입안에서도 아주 오랫동안 남아있었습니다.

철관음은 맛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게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때 마신 가을 철관음은 품질도 아주 좋은 차였습니다.

가을철관음은 추향차라고 불릴 정도로 향이 아주 좋습니다.

철관음을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을 철관음을 더 좋아하더군요.

미네랄 성분이 차의 맛과 향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이 드네요.

철관음의 경우와 같이 향을 더 좋게 해줄 수 있다면 향차는 약수로 하는 것이 더 좋을지 모르겠네요.

자세한건 더 공부를 해보고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약수에는 몸에 좋다는 각종 미네랄 성분이 많이 들었으니 경도가 높았지 않았나 싶더군요.

철관음을 마시거나 그냥 마시기에는 물맛이 아주 좋아도 보이차를 우릴 때 쓰기에는 정수기나 생수만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며 차를 마시면서 명나라 장원(張源)의 다록(茶錄)의 한 구절을 생각해 봅니다.


“차는 물의 신(神)이고, 물은 차의 몸(體)이다. 진짜 물(眞水)이 아니면 그 신(神)을 드러내지 아니하는데, 정제된 차(精茶)가 아니고서 어찌 그 몸(體)을 볼 수 있겠는가.”



-茶香-